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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을 찾아서/서귀포시 서부권의 오름들

바다를 향해 뻗어나가다 멈춘 용머리

용머리의 위치

용머리는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위치한 오름으로, 산방산의 남쪽 바로 아래에서 바다 쪽으로 길게 뻗어나간 모양으로 있는 오름이다.

 

이름의 유래

오름의 모양이 꿈틀거리며 바다로 나가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고 하여 용머리라고 불리고 있다.

 

용머리를 찾아가는 길

안덕면 사계리의 산방산은 제주도에서는 유명한 관광지이므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산방산 아래 주차장에 북쪽으로 올려다보이는 우뚝 솟은 오름이 산방산이고, 남쪽 바다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길게 뻗어나가 있는 용머리 모양의 바위 오름이 용머리이다.

산방산 주차장에서부터 용머리로 가는 길은 산방산 주차장 동쪽의 산방연대 앞을 지나 용머리로 바로 내려갈 수도 있으며, 용머리 관광지 주차장으로 간 다음 걸어갈 수도 있다.

산방산 주차장 서쪽의 삼거리에서부터 사계리 마을 안쪽으로 약 230m를 간 다음, 남쪽으로 약 250m를 가면 용머리 주차장에 이르게 된다.

주차장에서부터 동쪽의 용머리가 보이는 방향으로 250m를 가면 매표소가 있으며, 매표소를 지나면 용머리 둘레를 한 바퀴 돌 수 있는 코스로 진입하게 된다.

매표소에서는 제주도민은 신분증을 제시하면 입장료가 면제되지만, 제주도민 외의 사람들은 입장표를 사야만 용머리 둘레를 돌 수 있다.

 

오름을 오르며

가을의 마지막 토요일, 나는 이날도 어김없이 카메라 가방을 둘러메고 길을 나섰다. 이날의 목표는 산방산과 그 아래 용머리였다.

산방산 근처에 다다라 먼저 간 곳은 산방산 아래 용머리 동쪽의 모래밭이었다. 그곳은 해수욕장으로는 이용하지 않고 있지만 넓은 모래밭이 펼쳐져 있어서 모래밭 서쪽이 용머리 절벽에 닿아있는 곳이었다. 모래밭 위쪽으로는 소나무밭 뒤쪽으로 산방산이 우뚝 솟아있는 곳이다.

 

 

 

  모래밭은 계속되는 모래의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 목책이 지그재그로 박혀 있었다. 그 너머로 실안개 속에 용머리 바위 절벽이 바다를 향해 기다랗다 헤엄쳐 가다 멈춰 서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용머리가 오름인 줄을 잘 모른다. 그러나 용머리도 엄연히 제주도의 368개 오름 중의 하나이다.

   산방산 아래 차를 세우고 용머리 위쪽의 산방연대로 올라갔다.
   연대는 통신 시설이 발달하기 전인 옛날에 적의 침입과 위급한 일이 있을 때 군대가 주둔하고 있는 방호소나 수전소 등으로 빠르게 연락하기 위한 통신망이었다. 오름의 봉우리에는 봉수대가 있었지만, 연대는 대부분 해안의 높은 언덕에 위치하고 있는데, 해안으로 접근하는 적국의 배를 자세히 관찰하는 동시에 필요시에는 적군과 전투를 하기 위한 요새적이 시설을 갖추기도 하였다. 제주섬에는 38개의 연대가 있었다고 하는데,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연락을 취하였다고 한다.
 

 

 

 

  연대 위에서는 용머리가 바로 아래 내려다보이고, 그 너머로 형제섬, 가파도, 마라도가 훤히 보이는 곳인데, 실안개가 자욱하게 낀 이날은 가파도와 마라도는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용머리 둘레를 한 바퀴 돌면서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기기묘묘하게 형성되어 있는 지층들의 바위 절벽들과 푸른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절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겨울이 다가옴을 실감케 하는 바람이 제법 매서웠다.
   짙푸른 바다위에 떠 있는 용머리 바위, 회갈색 바위틈에 피어있는 노란 들국화들(감국), 그 주변으로 바위를 타고 넘어 다니면서 풀을 뜯고 있는 흑염소들. 더 올려다보면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한 폭의 산수화였다.

 

 

 

 

 

 

 

 

 

 

 

   용머리는 용이 바다를 향해 뻗어나가고 있는 모양이라고 하여 “용머리”라고 불리는 곳인데, 이곳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중국 송나라 때 풍수사들이 동쪽 바다 너머 고려 땅에서 출중한 인물이 태어나 중국을 위협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왕에게 아뢰니, 왕은 호종단이라는 풍수사를 보내어 큰 인물이 날 지맥을 찾아내어 끊어버리도록 명하였다. (어떤 문헌에는 중국 시황제가 호종단을 보내었다고 하는 이들도 있으나, 호종단은 송나라 때의 유명한 풍수사이고, 제주에서는 고종달이라 부르기도 한다.)
   호종단은 탐라섬(지금의 제주도)으로 와서 이리 저리 찾아다니면서 지맥과 물 근원을 끊어버리는 중에 산방산 아래에 도착하였고, 산방산에서부터 바다 쪽으로 뻗어나가는 용의 형상을 발견하고는 용이 더 이상 뻗어나가지 못하게 하려고 용의 허리를 잘라버렸다고 한다. 그 때부터 제주에는 천하를 호령할 큰 인물이 나지 못하였다고 한다.

   용머리를 돌다 보면 바위가 잘라져 있는 모습을 몇 번 보게 되는데, 이것은 호종단이 용이 바다로 뻗어나가지 못하게 큰 칼로 용의 허리를 베어버려서 생긴 자국이라고 한다.

 

 

   용머리의 반대쪽으로 돌아 나오면 사계 마을 해변이 펼쳐져 있고, 용머리 서쪽에 커다란 하멜 상선이 웅장한 모습이 보인다. 하멜 상선은 조선시대 때 이곳으로 표류하여 왔던 네덜란드인 하멜이 타고 오다가 난파되었던 상선의 모형을 그대로 재현하여 세워놓고 관람하도록 하고 있는 배인데,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용머리를 한 바퀴 돌고 나면 하멜 상선에 올라 관람하곤 하는 인기 있는 곳이다.

 


   이곳에 하멜 상선의 모습을 재현해 놓고 산방연대 아래에 하멜 표류 기념비를 세워놓지만, 사실 하멜이 표류하여 온 정확한 지점은 이곳이 아니라 가파도이다.

  
관리소의 허락을 받고 용머리 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다. 제주도 곳곳의 아름다운 모습을 찍어 홍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곳에 올리는 사진을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 오름의 위치 :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지경
▶ 굼부리 형태 : 원추형
▶ 해발높이 48.5m, 자체높이 43m, 면적 59,515㎡

 

▲ 오름지도